우리는 두 해째 거센 바람을 맞고 있다. 사회와 경제는 지금껏보지 못한 방식으로 통제되고 발산했으며, 개인은 그간 이어오던 삶의 양식이 모조리 뒤틀리는 경험 안에 있다.

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를 둘러싼 근본적인 질문에 관하여 사유한다. '변하는 것은 무엇이며,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?'

이 질문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를, 우리가 찾으려는 대상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이끈다. 우리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에서는 가변성을, 늘 변하고 있는 것에서는 불변성을 찾는다.

작가들은 전시를 준비하며, 변화한 것으로부터 불어온 낯선 공기를 포집하거나, 각자가 그리는 불변의 우주를 찾아 나섰다. 작품에 담긴 생각들이, 요동치는 세상 위 우리에게 든든한 균형추가 되어 닿길 바란다.
< 우주 >, pigment print, 10.7 x 40cm, 2021
눈빛 안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.
< 비명 >, pigment print, 90 x 60cm, 2021
죽기 직전의 생명은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다. 뿜어져 나오는 호르몬에 붉어진 얼굴과 거칠어진 호흡, 커다래진 눈과 조여진 동공.
숨 막힐 듯 아름다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웠던 이 장면은 자연이 죽기 직전에 내지르는 비명 같았다.
2021년 여름의 전례 없는 더위는 자연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던 내 생각에 찌르듯 경종을 울렸다.